본문 바로가기

그의 이야기/일상

금연 일기 5일차~


음.. 주변사람과 가장 약속을 하지 않고, 블로그나 sns 등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바로 금연 관련 내용이다. 


왜냐? 


당연히 못 지킬 확률이 너무나도 높으니까...

엉엉



흡연은 20년차에 하루 한갑... 근 십몇년간 하루 한갑이 줄지도 늘지도 않고 이 상태로 흡연자의 길을 걸으며, 가끔씩 대세에 따라 3일 금연을 반복하고 있었다. 올해도 금연 실패가 한두번 있었는데, 이번에 별 생각없이 휴가에 맞춰 시작한 금연이 5일차가 되었다. 이전과 큰 차이는 없는데, 이번에는 어째 시간이 잘 간다. 휴가로 시간적 여유가 있기도 하고.. 약간 생각을 바꿨기 때문이기도 한듯..


다시 금연일기를 적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오랫만에 5일이나 버틴게 가상해서 포스팅해둔다.


아자


1일차

D-day를 정했으나 꽁 담배가 생기는 바람에 하루 늦춰 시작하게 되었다. 하루 늦춰 시작한다는 이유로 다음주로 연기하자는 마음이 모락모락 피어올랐으나 그냥 돌격하기로... 이때 확실히 마음을 못 잡으면 다음주로 연기하는 편이 낫다. 어설피 시작했다가 2,3일째 포기하는 경우를 너무많이 경험해서 처음의 마음가짐이 어느것보다 중요하다.


아침부터 불안 증세 시작.


모든 행동,생각의 시작과 끝에는 담배가 있어왔다. 20년 동안이나....

그게 버릇이자 습관이었다. 

사소한 습관 하나 바꾸는게 얼마나 힘든지 모두 알것이다. 일찍자고 일찍일어나기가 힘들고, 조금 일찍 출근하기가 힘들고, 제 시간에 적당량 먹는 것도 힘들고... 생각이나 말투 바꾸는게 얼마나 힘든지...

금연도 힘든 일이다.


아침을 먹고 나서도 찝찝, 티비를 보다가 방송이 끝나도 찝찝..더욱이 월드컵 기간이다.. 전반전 끝난 뒤에 멍하니 후반전을 기다릴때의 이 찝찝함. 무언가 완료되지도 새로운 시작도 준비할 수 없는 애매한 기분. 즉, 20년동안 경험해보지 못했던 기분이 금연으로 생긴것이다. 이 낯선 기분을 기존의 것과 맞바꾸는데에는 기존의 기억이 지워질 때까지 현재의 기분을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없다. 


이때 불안함과 신경질적인 반응이 함께 올라온다.

더불어 담배가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여기서 단칼에 '난 금연했어!' 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하는게 중요하다. 저렇게 생각하고 나면 사실 1분도 안되어 담배생각은 사그러들기 마련이다.

(앞서 수없이 금연을 실패했다고 언급했듯이 이게 잘 안된다 -_-;;;)


아침먹고 헤롱대다 그냥 침대에 몸을 뉘였다. 무언갈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그냥 아무생각 하지 않기로...

담배를 못펴서 일까 엷은 잠을 이내 또 자게 되었다.


거의 침대에서 하루를 보냈다. 밥먹고 잠시 불안증세 보이다가 침대에서 기절...


2일차

개인적으로 대부분 금연에서 가장 실패하는 시간이 2일차 후반과 3일차 초반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무지막지한 흡연 욕구가 올라왔다. '난 금연했어!' 라는 단정적인 마음이 생겨나질 않고, 다음주에 다시 하자. 월드컵 끝나고 하는건 어때? 시작이 별로 안좋았으니 몇일 뒤에 하자 등 별 시덥지 않는 생각들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다행(?)하게도 이날 한국과 러시아전이 있었다. 일어나서 담배 때문에 무지하게 힘들었는데, 어째 축구를 보다가 까먹어 버리는 사태가 일어났다.

아침먹고 다시 시작된 불안증세에 껌 하나 씹고 달래고, 다시 침대에 들어 누었다. 머리도 정지, 행동도 정지 그렇게 멈추어 있으니 담배 생각 역시 정지되어 있었다.


와이프가 밥 세끼 먹이는것 외에는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았다. 아이들도 건들지 않았고, 그냥 손 놓고 하루가 가기만을 기다리는 상태였다.


이런 나 때문에 마트마저 혼자 다녀온 마눌님에게 무한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사실 와이프는 담배에 그렇게 심하게 반대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금연한답시고 머 마려운 개마냥 불안해 하고 있으면 담배를 떡하니 사와서 피라는 사람이다. 

그러는 사람이 나름 조용히 지켜봐 주고 있으니 어찌 안 고맙겠는가? 라고는 해도... 담배 사다 줬으면 마누라 핑계삼아 필텐데 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3일차

3일차가 되면 하루에 3,4회 이외의 흡연 욕구는 거의 사라진다. 하지만 이 3,4회의 흡연 욕구가 꽤 크게 다가오게 된다. 지난 이틀간 식사를 그냥 맨밥에 계란등으로 좀 밋밋하게 했는데, 이날은 아이들 학교에 보내놓고 와이프와 아점으로 부대찌개를 먹었다. 

얼큰한 식사와 포만감으로 미치는 줄 알았다. 정신줄 놓기 일보직전...

부대찌개집이 차로 이동해야 하는 곳이였기에 망정이지 걸었다면 100% 담배 샀을 것으로 생각된다. 잠시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간신히 흡연욕구가 사그러 들었다.


집에 와서도 여전히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니코틴을 주입해 줬다. 니코틴껌.

예전에 금연할때는 수시로 니코틴껌을 씹었는데,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번에처럼 정말 힘들때 한두개 씹는게 더욱 효과가 있는 듯 하다. 


껌을 하나 씹고 나니 일단 좀 진정이 된다. 그리고 거의 한시간은 물고 있으니 시간도 잘 가고..


피부에 약간의 저림 증상이 있다. 혈액량이 늘어서 그런거라는데, 3일만에 그럴리는 없고... 암튼 금단증상이 이제 시작인가?


4,5일차

이제 흡연 욕구가 일어나는 횟수는 크게 줄었으며 간간히 일어나는 욕구도 참을만 해졌다. 하지만, 신경을 좀 쓰면 흡연 욕구도 그에 비례해 커진다. 스트레스 조절이 무엇보다도 중요~


나는 모르겠는데, 피부톤이 조금 밝아졌다고 한다. 이건 담배 때문이 아니라 몇일간 아무것도 안하고 너무 잘 자서 그런듯... -_-;;


아침에 일어나면 기관지 문제로 기침과 숨쉬기가 답답하곤 했는데, 일단 금연후 해당 증상은 완전히 사라졌다.

몇주정도 더 지나봐야 확실해질 듯 하다. 발이 약간 저리는데 그외의 금단증상은 아직 없다. 

 

어릴적엔 잠이 참 많았고, 머리만 뉘어도 잠이 들었다. 언제 부터인지 잠 자기가 힘들고, 잠자리에서도 몇시간씩 뒤척거렸다. 뒤척이다보면 담배 생각나서 담배피고.. 다시 잠은 안오고.. 결국 3-4시간 자고 출근하고... 주말에 몰아서 늦게까지 자고.. 몸도 많이 안좋아졌는데..

일단 금연 후에는 머리대고 있으면 졸립다. 자고 일어나도 졸립다...  금단 증상과도 관련이 있으므로, 금연후 불면증이 개선되었는지는 역시 몇주 더 지나봐야 알 듯 싶다.



금연일기~ 과연 계속 될까?


근데...


피고싶다.......






'그의 이야기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딸래미 폰  (0) 2016.02.03
딸래미 낙서~  (0) 2015.06.13
짬뽕 만들어 보기  (1) 2015.05.19
1415 시즌 종료  (0) 2015.03.15
휘팍 락카 대전 승리  (0) 2014.09.25
막차타기  (0) 2013.09.10
인라인 걸음마  (0) 2013.09.02
에버랜드 나들이  (0) 2013.08.20
아들 사진 한장  (0) 2013.01.08
잦은 금연시도~ 약해지는 의지~  (0) 2011.04.16